아티클
① Climate vs AI : 3 Big Questions
24.12.12






Editor’s Note


국내외 기후테크 창업가와 전문가가 모이는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3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이번 서밋은 ‘기후기술과 인공지능(Climate Tech X AI : Breaking Boundaries)’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기후기술 스타트업과 투자자, 기후전문가와 AI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총 130여명이 함께 모여 다가올 미래를 위한 기후AI 솔루션의 기회와 역할, 가능성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눴습니다.


총 3일간 이어진 행사에서는 🔺Big Ideas 🔺Big Opportunities 🔺Big Impact 를 주제로 전문가 발제와 패널토크, 기후테크 스타트업 피칭과 네트워킹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행사 2일차  세션의 주요 발제내용을 갈무리한 것입니다. 본 세션에서는 1️⃣인공지능이 기후위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 2️⃣이미 변화된 기후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김승완 교수(현. 사단법인 넥스트 대표)가 본 세션의 진행을 맡았으며,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 정수종 교수, 한화자산운용 은기환 차장, 가천대학교 김남주 교수(전. 카카오브레인 CTO)가 패널로 참석해 인사이트를 나눴습니다.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AI 및 AI 개발 과정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1-1. AI는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정수종 : 저희 기후 과학 연구자들은 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많은 분들이 온실가스 감축 기술에 집중하고 계십니다. 이는 당연히 중요하나, 저는 기후 변화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더 큰 난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예측이 자주 틀리고 있어 단순한 감축만으로는 지구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예측을 정확하게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10년 혹은 20년 후의 기후에 대한 예측력은 굉장히 떨어집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최근 AI 기술이 기후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정형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패턴을 찾아내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단순히 에너지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다양한 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정형적 문제이기 때문에, AI의 이러한 능력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AI가 소모하는 막대한 에너지로 인해 오히려 기후 변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버지니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로 주 에너지 사용량이 30%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기후 목표인 2도씨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AI의 에너지 소비 문제는 단기간에는 해결되기 어렵겠지만, 기술의 효율성이 향상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1-2. AI 개발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의 양상은 어떠한가요?


김남주:  팩트를 얘기하면, 딥러닝이 전통적인 머신러닝을 처음으로 이긴 것은 2012년 이미지넷 대회에서였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 약 12년이 흘렀어요. 당시 모델에 비해 현재 최신 모델들의 연산량은 1억 배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GPT-1이 출시된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GPT-4와 같은 최신 모델들은 연산량이 약 100만 배나 더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희망적인 건, 최적화가 아직 진행중인 상태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불과 1년 반 정도 전에 쓰던 ChatGPT-3.5 터보 버전에 비해서 최근에 GPT-4 mini 버전 같은 경우에는 성능은 더 좋은데 사용료는 오히려 100분의 1로 저렴해졌어요. 이 사용료에는 전력 원가가 포함이 되는 건데, (연산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사용료가 낮아지는 것은) 모델이 점점 더 최적화 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 모델 개발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이르면 전용 반도체 등이 만들어지면서 전력 효율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요. 많은 연산량을 필요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연산량이 포화 상태가 되면 에너지 효율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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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변화된 기후 상황에서, AI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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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AI를 활용하여 기후 변화에 대한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은기환: 현재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이 인공지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구동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율 주행과 로봇 택시의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여 내연 기관차보다는 전기차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또한, 자율 주행 기술이 차량 소유를 줄이고 제조를 감소시킬 경우, 철강 수요 역시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 제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도 줄어들게 되며, 배터리 효율성 향상으로 자원 사용의 효율성이 높아져 자산을 적게 소유해도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자원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입니다. 

특히 미국과 같이 철도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자율 주행 전기차가 단거리 항공의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1km를 이동할 때 배출되는 탄소량이 기존에는 약 250g이지만, 자율 주행 전기차를 이용하면 차 한 대에서 약 20g으로 줄어듭니다. 만약 4인이 함께 이동한다면 탄소 배출량은 거의 5g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추가로 제가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로봇이 사용하는 전기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인간 노동은 일하는 시간 외에도 옷을 입고, 냉난방을 사용하며, 음식을 섭취하는 등 다양한 활동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이를 줄이기보다 전기를 탈탄소 하는 것이 더 쉽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남주 : AI를 기후에 적용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반면, 의료분야에서는 2017년 알파고가 큰 화제가 된 이후에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여러 난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해 왔어요.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의사와 환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큰 문제였으나, AI를 활용한 솔루션으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습니다. 기후 분야에서도 유사한 정보 격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AI 엔지니어들이 기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교육용 챗봇과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다면, 많은 이들에게 기후 관련 질문과 답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정부 정책 담당자들도 기후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AI 기반의 교육 도구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의료 분야에서 구글의 Med Gemini와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이 활발히 활용되고 있거든요. 기후 분야에서도 Climate GPT와 같은 모델을 개발하여 재난 예측, 기후 예측, 에너지 문제 해결 등에 적용할 수 있다면 기후테크의 발전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많은 교육과 긴 연구 시간이 필요하지만, AI 도구를 통해 생산성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AI 전문가들과 기후 전문가들 간의 협력을 통해 정보 격차를 줄이면서 연구를 진행한다면 효과적인 기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수종 : 저희는 오랫동안 온대 기후에 익숙해져 사계절과 일정한 기상 조건에 맞춰 생활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열대 기후로 전환되고 있어, 더 더워지고 비가 많이 오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주어야 해요. 예를 들어, 변화한 기후에 따라 옷을 다 새로 산다거나, 더 이상 패딩을 입지 못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맞춘 적응이 필요합니다. 온실가스를 감축해서 이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은 굉장히 안일합니다. 현재의 배출량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SSP 8.5를 넘어섰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어요.

또한, 하수 처리 인프라와 같은 사회 시스템도 기존의 기후 예측 기술에 맞춰 설계되어 왔기 때문에, 기후 변화로 인해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비록 AI가 많은 전력을 소모하여 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기후 예측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1.5도라는 온난화 목표는 이미 초과되었기에, 더욱 정교한 예측을 통해 새로운 탄소 감축 목표와 사회 시스템 변화를 설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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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지난 10년 동안 AI의 실질적 효용 증가보다 연산량과 에너지 소비의 증가 폭이 더 컸는데, 그러면 AI는 에너지 비효율적인 기술이 아닐까요?


김남주: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습니다. 딥러닝이 등장하기 이전에 저희는 소프트웨어 개발 패러다임을 소프트웨어 1.0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이 정보 혁명을 일으킨 이유는 인간이  굉장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는 계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적화되어 발전함과 더불어, 에너지 소모가 적어 가성비가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딥러닝 세대 이후에는 전혀 다른 문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개와 고양이를 1초도 안 걸려서 구분할 수 있지만, 컴퓨터에게는 이는 큰 난제였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딥러닝을 개발했던 거고, 이 세대를 소프트웨어 2.0이라고 부릅니다. 이때의 딥러닝은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에게 시켰기 때문에 가성비가 떨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3.0이 인간과 컴퓨터 모두에게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모델이나 최근에 나온 추론기능이 들어간 ChatGPT o1등은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 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요. 기후 문제 역시 분명히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난제입니다. 그러나 당장 상용화된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고요. 그래도 이 단계까지 오는 것도 제 예상보다 약 2~3년 정도 빨라졌거든요. 이러한 속도로 보아 긴장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ChatGPT 버전이 출시될 때마다 스타트업 섹션이 하나가 망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기후테크 분야에서도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 기존 솔루션들이 순식간에 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AI의 발전이 기후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기후테크에는 부정적일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들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떻게 AI를 다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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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투자 측면


김승완 : 우리나라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후 변화 해결 과정에서 EU의 CBAM이나 미국의 IRA와 같은 무역 규제들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제조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이 쇠퇴하고 에너지 다소비 기관 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유능한 인재들이 AI를 전공하려 하면서 자본과 인력이 AI 쪽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AI 발전 과정에서 연산량과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여 전력망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사회적 수용성 문제로 전력망 보강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우리는 기후와 AI를 동시에 고려하여 어느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은기환 : 현재 우리나라에는 GPU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GPU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커지고 있고, AI는 안보와 에너지 측면에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AI의 안보적 가치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므로, GPU 투자는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경우 재생 에너지가 충분한 공급될지 의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GPU 부족이 더 시급해서 전력 문제는 뒷전이지만, 미국에서는 GPU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가야 할 투자의 방향은 AI 구축과, 이를 위한 재생 에너지 전력 확대입니다. 반도체 생산의 탈탄소화 또한 필요합니다. 특히 주요 반도체 회사들이 RE100 목표 달성에 취약한 상황을 고려할 때, 재생 에너지와 AI를 병행하는 투자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3-2. 기술개발 측면


정수종 : 저는 기후학자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엔진이 꺼져야 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현재 우리는 고탄소 기반의 경제 성장을 해왔기에 산업 전환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은 자원이 부족하여 자원 기반 산업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사람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현재 교육 현장에서 AI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는 것과, AI가 아닌 학과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우려됩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신중한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남주: AI를 많이 활용하는 것이 기후에 반드시 나쁜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AI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라, 기후와 같은 중요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에요. 도구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교육, 의료, 저출산, 청년 실업 등 풀어야 할 많은 난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AI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후 환경 문제 역시 중요한 난제이며,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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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력 시스템 및 전력망과 AI간의 관계에 있어서 최근의 트렌드에 대해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은기환)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은 GPU 기반의 가속 컴퓨팅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어서, GPU 생산량과 전력 수요가 비례한다고 볼 수 있어요. GPU는 주로 대만의 TSMC 코어스 공장에서 생산되는데, 올해 초 예상했던 24만 장에서 이미 32만 장으로 증가했으며, 내년에는 35만 장에서 75만 장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2025년부터 GPU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AI 반도체의 전력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입니다. PUE나 반도체의 전력 소모량을 고려하면, 이러한 증가로 인해 전력 수요는 약 100TWh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100TWh는 미국 전력 시장의 연간 총 전력 사용량인 약 4,000TWh의 약 2.5%에 해당합니다. 연간 신규로 지어지는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게 40GW정도 됩니다. 100TWh를 생산하려면 약 50GW의 생산량이 필요한데, 이게 이미 신규 생산량을 다 잠식할 정도의 임팩트입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사업자라고 할 수 있는 PJM은 펜실베니아와 버지니아에 전력망을 공급합니다. 중요한 건 버지니아가 미국에서 가장 데이터센터가 많아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에 가장 예민한 지역이에요. 최근 PJM에서 전력 발전소의 용량 가격 경매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 가격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입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전력 가격이 30~40%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는 데이터센터 증가와 AI의 확대로 인해 전력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임을 의미하며,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AI 발전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샘 알트만,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일론 머스크는 전력 부족이 AI 발전의 주요 제약 조건이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전력 부족 또는 전기 가격 상승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전기 요금이 오르면 AI의 경제성, 혹은 AI를 쓰는 유저들의 가처분 소득을 감소시켜 AI의 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은기환) 전기 요금 인상은 중요한 리스크 요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를 훈련시켜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수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센터들은 시장 전력 가격보다 2배에서 3배를 지불하더라도 이를 감수하는 것이 이득이라고는 합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전기 가격 상승은 감수할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문제는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를 주로 사용하게 되면 ESS (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시스템)가 거의 필수적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온사이트로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려면 ESS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ESS 자체에도 한계가 있으며, 변압기와 같은 전력 기기의 부족 문제도 심각합니다.

제가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서도 변압기 생산을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투자를 하려고 해도 변압기 생산은 노동 집약적이면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작업으로, 숙련된 노동자를 양성하는 데 약 3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로봇으로 변압기 노동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하기 전까지 사람이 빠르게 기술을 익히지 못하면 변압기 부족으로 인해 재생 에너지의 확산이 저해되고, 결국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AI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면, 변압기 생산에 필요한 숙련 노동자를 대체하는 로봇을 먼저 만들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남주)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요, 사실 저희는 그만큼 전기를 소모하는 GPU를 아예 못 구하고 있어요. GPU가 없는 상황에서 전기 생산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다소 이르며, 현재 저희에게 더 시급한 문제는 GPU 확보입니다. 미국의 경우 GPU 생산과 수출을 컨트롤하기가 쉬워서, 자국에 우선 배정을 하고 특정 나라에 수출을 제한하는 입장이에요. 그리고, 전력 효율화가 지속되어 나중에 전기가 남아돌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도 할 수 있지만, AI 업계 입장에서는 전기가 남아도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전기 생산의 중요성을) 그렇게 좀 과장하는 면도 있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요약 및 윤문 | 박윤중

편집 | 소풍벤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