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② 기후AI 유니콘, 나올 수 있나?
25.01.10





Editor’s Note


국내외 기후테크 창업가와 전문가가 모이는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이 3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이번 서밋은 ‘기후기술과 인공지능(Climate Tech X AI : Breaking Boundaries)’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기후기술 스타트업과 투자자, 기후전문가와 AI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총 130여명이 함께 모여 다가올 미래를 위한 기후AI 솔루션의 기회와 역할, 가능성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눴습니다.


총 3일간 이어진 행사에서는 🔺Big Ideas 🔺Big Opportunities 🔺Big Impact 를 주제로 전문가 발제와 패널토크, 기후테크 스타트업 피칭과 네트워킹 세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행사 2일차 세션의 주요 발제내용을 갈무리한 것입니다. 본 세션에서는 1️⃣ 기후에 중점을 둔 AI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며 2️⃣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AI와 기후 테크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공유했습니다. 소풍벤처스 조윤민 파트너가 본 세션의 진행을 맡았으며, 
인비저닝 파트너스의 차지은 부사장, Temasek의 안정현 부장,SOSV의 Cyril Ebersweiler, Virta Ventures의 Russell Sprole, 그리고 Google Moonshot Factory의 스핀오프 기업인 Tidal AI의 Kira Smiley 등 글로벌에서 기후AI 분야를 선도하는 투자자들과 기업가들이 함께했습니다.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 AI가 기후 기술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요? AI를 활용한 기후 해결책은 중요한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차지은 : 우리는 기후 분야에서 AI를 중심적인 관심사나 투자 전략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흥미로운 점은, Envisioning Partners의 포트폴리오에 속한 기업들의 보고서에서 AI와 머신러닝이 점점 더 많이 언급되고 있다는 거예요. 원래의 전략에는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어요. 이는 딥테크 기업들이 연구개발 과정에서 AI의 가치를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는 전반적인 추세를 보여줍니다. 일부 기업은 내부에 AI 팀을 구성하기도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전문화된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 협력사가 독특한 산업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특정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동반되어야 하며,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더 많은 딥테크 기업들이 AI를 사용할텐데,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매우 기대됩니다.


안정현 : 최근 몇 년간 기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AI를 활용한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서 어떻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어요. 가까운 미래에 AI가 기후 관련 솔루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미 연료 소비 절감, 농업 프로세스 효율화, 제품 유통 강화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농식품 분야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서 효율성과 수익성은 높이고, 식품 폐기물과 탄소 배출은 줄이고 있어요. 컴퓨터 비전과 모니터링은 정밀 농업의 핵심 기술로, 농부들이 작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때문에 AgBioTech, 정밀 농업, 농업 금융, 전자상거래 등 농식품 분야의 하위 부문에서 AI 기반 혁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AI를 농식품 분야에 통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Cyril Ebersweiler :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기후테크 기업들이 등장할 거예요. 이미 많은 기업들이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AI를 핵심 전략으로 한 신생 기업들이 기후테크 업계를 새롭게 정의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에너지, 농업, 소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기후테크를 적용하는데, AI 소프트웨어는 이들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거예요. 하지만 AI가 데이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도전 과제도 존재합니다. 또한, 기후테크는 기술, 정치, 경제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데,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이 모든 분야의 복잡성을 해결할 수는 없거든요. 더불어, 대형 AI 모델 자체가 에너지 소모적일 수 있다는 점은 기후 목표와 AI 기술 개발의 상생 가능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 중심의 AI 투자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Russell Sprole : 두 가지 주요 부분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데이터를 분석해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방식을 포함합니다. 두 번째는 AI가 소비하는 막대한 에너지에 관한 것입니다. AI의 에너지 소비량은 앞으로 몇 년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탈들이 기후 중심의 AI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나요, 아니면 주로 기후테크 전문 벤처 캐피탈들이 그런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Russell Sprole : 일반 투자자들은 AI에 투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이를 기후 투자와는 별개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AI는 기후, 의료, 농업 등 분야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벤처 투자 전략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어요. 기후 분야 전문 투자자들도 투자 전략에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Cyril Ebersweiler : AI는 결국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그 가치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있어요. AI가 잘 맞으면 좋은 거고,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은거죠. 문제는 AI에 대한 인식에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AI를 ChatGPT 같은 도구로 생각해서, 주로 인터페이스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기후 테크나 B2B와 같은 산업에서 AI의 진정한 가치는 솔루션을 향상시키는 데 있거든요. 예를 들어, AI를 활용하면 기업이 기존에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서 물리적으로 제품을 테스트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요. 효율적인 하드웨어 개발을 가능케 하는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되는 거죠.



| TidalX AI가 Google X의 스핀오프인 만큼,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Kira Smiley : 저희 팀은 Alphabet의 혁신 허브인 X, 즉 Moonshot Factory 내의 소규모 그룹으로 시작했습니다. X에서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초기 산업 파트너를 찾아요. 이게 성공하면 독립된 회사로 성장하게 되죠. 저희 프로젝트인 Tidal은 "인류를 지속 가능하게 먹여 살리면서 해양 건강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어요. AI를 먼저 도입하기보다는, 양식업자들이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연어 양식업체와 협력하여 수동 샘플링의 비효율성을 해결했고, AI로 어류 성장, 건강 상태, 환경 조건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여 더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을 구현할 수 있었어요. 이러한 접근 덕분에 Tidal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고, 지난 여름에는 외부 투자를 확보했습니다.



| 기후 영역에서 AI 유니콘 기업은 어느 분야에서 탄생할 것으로 보이며, 어떤 요인이 이러한 기회를 이끌어낼 것 같나요?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Russell Sprole : 제가 미국에서 최근에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문제예요. 이는 복잡한 데이터와 물리학을 수반하는 중요한 과제로, 여러 초기 및 중기 단계의 기업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AI가 이를 가속화 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공공 서비스와 개발자들이 재생에너지를 더 빠르게 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새로운 데이터 센터로 인해 전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중요합니다.


Cyril Ebersweiler : AI가 가장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에너지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I를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 관리와 에너지 저장 최적화는 오래된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교통과 물류 분야에서도 AI의 잠재력이 큰데,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에너지나 기상 예측 외에, AI가 기후 변화 해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분야가 있나요?


Cyril Ebersweiler : 농업 분야에서 가장 큰 과제는 확장성이에요. 한 시장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시장에서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와 데이터 기반 솔루션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한 종자 개발, 작물 관리, 컴퓨터 비전 기술이 적용된 농업 기계, 정교한 기상 예보와 같은 혁신은 농업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안정현 : Bayer나 Pairwise와 같은 대형 기업들은 이미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 진출 전략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많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은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상당수 스타트업이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 강력한 고객 확보 전략, 그리고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기후 AI 스타트업이 있나요?


Kira Smiley : 전력망 재설계나 대규모 시스템 변경과 같은 시스템 수준의 변화는 기후테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러한 벤처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특성과 긴 개발 주기 때문에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반 스타트업보다 성장 속도가 느릴 수 있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생물학적 시스템, 유전학, 해양 농업 같은 신흥 분야가 유망합니다. 미생물 기술이나 식품 시스템 개선은 데이터 수집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빠르고 실현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Q&A


© 임팩트클라이밋 네트워크



Q. AI가 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를 한두 가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Catherine) 저희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인 E Fishery는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한 기업으로, 양식 업자들을 위한 AI 기반 IoT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이 플랫폼은 물고기와 새우의 배고픔 정도를 감지하는 자동 급이기를 제공하며, 모바일 앱을 통해 관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료 구매와 제품 판매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면서 공급과 수요 데이터를 활용해 트렌드를 예측하고, 인도네시아 양식업 생태계를 개선했어요. 이러한 혁신으로 E Fishery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AI는 식품 시스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Bayer는 AI를 활용해 종자 육종과 작물 보호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AI 기반 수요-공급 예측은 농업 유통의 비효율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Q. 기후 문제가 공공성을 띠고 있는 만큼, 정책적 지원을 통해 기후 투자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할까요?


(Russell Sprole) 정책은 기후 문제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초기 단계 투자자인 저에게는 복잡한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원이 제한적이고 별도의 정책 전담 팀이 없기 때문에, 저는 투자 시 정책 리스크를 최소화하거나 회피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저희 같은 소규모 펀드에 적합하지만, 기후 솔루션에 투자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정책을 이해하고 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투자자라면, 정책을 전략의 핵심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ira Smiley) 새로운 기술은 종종 큰 정책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차량이나 소규모 원자력 에너지는 기존의 대규모 시스템을 기반으로 설계된 규제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 정책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획기적인 기술은 보급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책의 변화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기술 발전과 정책 개발은 의도적이든 혁신에 대한 반응이든 항상 서로 맞물려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Cyril Ebersweiler)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는 정책이 기후테크의 방향성과 기업들의 운영 방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들은 IRA의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 협력하죠.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볼때,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현실때문에 정책보다는 사업의 영향력과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현재 기후테크는 초기 성장 단계에서 확장 단계로 넘어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벤처 캐피탈, 공공 보조금, 사모펀드, 프로젝트 기반 자금 조달을 결합한 새로운 자금 조달 모델이 등장하고 있어요. 산업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정책적 지원 유무와 관계없이 이러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성장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 AI 인재들이 기후테크 분야로 이동하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들을 유치할 수 있을까요?


(Kira Smiley) 2022년부터 2024년 사이에 55만 명 이상의 기술 노동자들이 해고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비슷한 직무로 복귀했지만, 상당수는 보다 의미 있는 일을 찾기 위해 기후테크나 관련 분야로 눈을 돌렸어요. 제 주변에서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봤습니다. 사람들에게 기후 관련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안내하는 회사들도 증가하고 있어요.


(Russell Sprole) 기후테크 분야로 인재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지만, 최고 수준의 AI 인재들은 OpenAI와 같은 AI 중심 기업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꼭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후테크에는 최상위 1%의 AI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숙련된 엔지니어, 비즈니스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기후테크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은 업계의 성장에 있어 매우 긍정적이고 유망한 흐름입니다.




| 요약 및 윤문 : 박윤중

| 편집 : 소풍벤처스